임신 중엔 가벼운 감기도 주의하기!
임신하면 호르몬 작용으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몸의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 감기에 걸리기 쉽다.
17주 차에 들어서 태교 여행으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10월 초 가을 날씨라 비 한번 오지 않은 청명한 날씨가 여행 중 지속되었고 하루 1만 보 가까이 걸어 다니며 더울 땐 반팔 차림으로 시원한 제주도 바람을 쐬고 다녔던 탓일까, 2박 3일의 태교 여행을 마치고 회사에 복귀하자마자 지독한 목감기에 걸렸다. 처음엔 코로나인 줄 알고 검사를 해봤지만 음성! 편도가 부어서 침 삼킬 때 따갑고 기침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기에 단순 감기에 걸렸다고 인지했다.
미련하게 한 달 가까이 약 한번 먹지 않고 손수건을 목에 둘러 목을 따뜻하게 하거나, 소금물 가글, 비타민C가 가득한 유자차를 마시기 등 감기에 좋다는 민간요법을 다 써봤지만 기침은 여전했다. 정기검진 시기가 다가와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임산부가 먹을 수 있는 약도 있는데 너무 무리한 것 같다. 약을 안 먹는 것보다 기침을 계속하는 게 태아에게 더 좋지 않다고 말씀해 주셨고, 그날 바로 시네츄라 시럽과 알약을 처방받았다.
올해 4월 30일까지 2022-2023 절기 독감 국가 예방접종 실시, 임신부는 무료로 독감 예방접종받기!
작년 가을, 인플루엔자 환자가 증가하면서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퇴치되지 않은 이 시점에 조금이라도 열이나 감기 증상이 있으면 불안해지는데,
임산부 독감 예방 접종이 중요한 이유는 임산부의 경우 독감에 걸리게 되면 고열이나 두통, 관절통이 심하게 발현될 수 있는데,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이나 사망률이 높고 유산이나 조산 등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임산부 독감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태아에게 항체 및 면역력이 생기는데, 임신 중인 엄마가 독감 예방접종을 할 경우 백신의 효과가 아기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특히 신생아의 경우 생후 6개월부터 1년까지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임산부 독감 예방접종을 통한 독감 항체는 아기의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최근 2년 동안 유행하지 않은 계절 인플루엔자의 유행이 심각하게 우려되어 방역 당국에서도 독감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국가 무료 독감 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의 고령층이다. 별도의 독감 예방 접종 비용 없이 무료 접종이 가능한 병원에 내원해서 맞으면 된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때문에 관련 뉴스 기사를 자주 접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인데, 매년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런 기사를 볼 때 섬뜩해서 독감백신 안 맞아야지 하며 매번 걸렀는데, 임신하고 나니 인식이 달라진 건 사실이었다. 다행히 내가 다니는 병원은 임신부 대상 무료 접종이 가능한 병원이어서 1층 주사실에 가서 바로 맞았다.
독감 주사를 맞고 며칠 동안 컨디션이 안 좋다는 글을 많이 봤었는데, 다행히 나에게는 특별한 증상 없이 잘 넘어갔다.
임신 중 이것만큼은 꼭 피하고 싶었는데, 임신 31주 코로나 확진! 증상과 대처법 확인하기
23년 1월 기준으로 대한민국 인구수는 5천만 명, 코로나 확진자 수는 3천만 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3명, 즉 전 국민의 60%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샘이다.
3년 동안 나름 잘 피해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임신 중에 코로나가 걸릴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근무환경이라, 사실 조금만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수시로 자가 키트 혹은 PCR 검사로 확인했다.
열댓 명 가까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절반 이상이 코로나에 걸릴 때까지 무사히 잘 견디고 있던 어느 날, 집들이에 초대되어 갔다가 같이 있었던 사람 중 한 명이 코로나 확진이 되었다고 다음날 연락을 받았다. 그 전화를 받자마자 약국에 가서 자가 키트로 검사했지만 다행히 음성이었다.
그렇게 안심을 하고 하루가 흘렀을까, 출근 준비를 하는 아침부터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근육통과 오한이 들기 시작하는데, 며칠 전 맞은 백일해 주사 때문이겠지 하며 넘긴 게 잘못이었다. 출근 뒤 난방이 빵빵하게 나오는 사무실에서 그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어도 추운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안 좋아지는 컨디션,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코와 목 안쪽까지 푹 찔러 검사를 한 지 30초도 안 돼서 희미한 두 줄이 나왔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자가 키트는 믿을만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신속항원검사 양성 확인서를 받고 인사과에 이야기한 뒤 퇴근했다.
*코로나 검사 시 임산부의 경우 수납 시 할인되므로 꼭 임산부라고 알려주세요! 저는 1,600원 나왔어요!
30년 넘게 의료인으로 근무한 귀부인에게 전화하니, 집 주변에 비대면으로 진료받고 약까지 받을 수 있는 곳을 구 보건소에 전화해서 확인하고, 추가로 내가 다니고 있는 산부인과에서 코로나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체온은 수시로 재보고 38.5도 이상 시 타이레놀 500밀리그램을 2시간 간격으로 열이 떨어질 때까지 복용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임산부의 고열은 양수가 뜨거워질 수 있고 태아의 기형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열이 나지 않게 약을 먹는 게 좋다. 다행히 한 알만으로 열이 훅 떨어졌고 코로나 걸린 1일 차에 한 알 먹은 거 말곤 기간 내 따로 먹지 않았다.
*감기약을 포함해 임산부는 기본적으로 어떤 약물을 사용하든지 복용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뒤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코로나 확진 1일 차 증상 : 온몸을 두드려 맞은 듯한 몸살 기운과 오한, 38.9도의 열 > 타이레놀 500밀리그램 1정 복용
코로나 확진 2일 차 증상 : 37.5~38.5 사이의 미열, 누런 가래, 기침, 오한, 편도부음, 식은땀
코로나 확진 3~5일 차 증상 : 코막힘, 가래, 기침
코로나 확진 6~7일 차 증상 : 미각 상실, 코막힘, 가래
빠른 회복을 위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탈수를 예방할 수 있도록 물과 차를 많이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기침이 심할 때는 생강을 편으로 썰어 꿀에 절여 차로 마시는 게 좋다. 생강은 혈액 순환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생강은 태아에게 아토피 같은 피부 질환이 생길 수 있어 소량만 섭취한다.
콧물이 줄줄 흐를 때는 대파의 흰 줄기만 잘라서 800ml 정도의 물에 넣고 15분 정도 끓여서 차처럼 이틀 정도 마시면 코에 있는 물기를 빼주는 효능이 있다. *대파의 흰 줄기에는 알리신 성분이 있는데 15분 이상 가열하지 않도록 주의!
열이 날 때는 따뜻한 꿀차가 좋다. 꿀은 몸을 따뜻하게 하여 찬 기운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이쯤 되면 나의 동거인 남편의 코로나 확진 유무도 궁금할 텐데, 남편은 내가 걸린 지 정확히 5일 이후에 코로나 확진! 임산부인 나보다 면역력이 있어서일까? 잠복기가 있어서일까?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하나 분명한 건 코로나 후유증이 나보다 더 오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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