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X브루노 마스 APT : 우리가 몰랐던 아파트의 역사

아파트 공화국 한국이 탄생시킨 팝송 APT

블랙핑크(BLACKPINK)의 로제(ROSÉ)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함께 부른 노래 아파트(APT.)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10억 조회 수를 넘겼습니다. 2024년 공개된 이 뮤직비디오는 발매 105일 만에 10억 조회 수를 기록하며 K-팝 아티스트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였고, 전 세계에서도 다섯 번째로 빠른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국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주거 형태의 70~80%를 차지할 만큼 보편화되어 있어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습니다. 아파트는 편리한 생활 환경과 주거 공간 개선이라는 장점 덕분에 주목받았으며,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정부가 적극적으로 건설을 장려하면서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요즘은 대형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고급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으며, 일부 아파트의 가격이 100억 원을 넘길 정도로 시장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아파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아파트의 탄생 과정과 지금과는 달랐던 역사적 위상을 알아봅시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뮤직비디오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과거에는 고층일수록 가난한 사람들이 살았다

유럽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건물을 위로 높이 올리는 방식이 점점 보편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주택이 대부분 목조(木造)로 지어졌기 때문에 증축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 배관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물을 길어 와야 했습니다. 당연히 높은 층에 살수록 생활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최상층 펜트하우스(Penthouse)가 부유층의 상징이지만, 당시에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고층에서 살아야 했던 것입니다. 반대로 1~2층은 상류층이 선호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특히 테라스(Terrace)가 있는 2층은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당시에는 목조 건물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높은 층을 쌓기가 어려웠고, 창문도 작게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테라스가 있는 집은 채광이 좋고 환기가 잘되었기 때문에 상류층의 특권이 되었습니다. 건물이 위로 올라갈수록 하늘과 가까워졌지만, 창문이 부족해 햇빛이 잘 들지 않았고, 결국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높은 층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가난한 서민을 위해 탄생한 아파트

산업혁명 이후, 파리(Paris)에서는 다양한 혁신적인 발명품이 등장했는데, 그중에서도 건축업계에 혁명을 가져온 철근콘크리트(Reinforced Concrete)가 있었습니다. 철근은 인장(引張)에 강해 콘크리트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다양한 건축물을 더 안전하게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현대 건축에 큰 영향을 미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는 철근콘크리트의 장점을 활용해 새로운 건축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그러던 중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파리의 빈민가 주거 환경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도시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효율적인 주거 방식을 고민했고,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이용해 기둥과 보(樑)로 단순한 구조를 만들어 고층 건물을 세우는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가 설계한 주거 공간이 현대 아파트와 가장 유사한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지어진 아파트는 배관 시설이 갖춰졌고, 넓은 창문과 테라스를 제공해 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아파트를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발전시켰고, 이를 통해 현대적인 아파트 시대를 열었습니다.

(좌)르 코르뷔지에 (우) 르 코르뷔지에가 고안해낸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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