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말 한마디에 요란해진 정치판을 보면 떠오르는 역사적 사례는?

세 치 혀로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명태균

명태균은 사업가이자 언론인로서 유명 인사입니다. 그는 2024년 현재 대한민국 정치계 논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정부에서 아무런 직책을 맡지도 않았으나 여권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 부부와 가깝다며 권력을 과시하듯이 자랑하였고, 대화 목록을 공개하며 여론을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그의 대화 기록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떠나 정치판은 매일 공개되는 대화록을 정치적 쟁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국민의 민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명태균의 말에 휘둘려 해야할 일들을 놓치고 있습니다. 과거 역사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살펴봅시다.

어린 황제를 이용해 한나라를 망친 십상시

십상시(十常侍)는 중국 후한 말 어린 황제를 조종해 나라를 망친 10명의 환관(宦官)을 말합니다. 환관은 남성의 생식기를 자르고 궁중에서 황제를 모시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어린 나이의 황제가 외척 가문에게 권력의 위협을 받자, 황제를 위해 외척을 제거하는 일을 했습니다. 십상시는 이 일을 계기로 황제의 신임을 얻었고, 황제의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자신들이 황제 권력을 남용했습니다. 그들은 주로 관직을 파는 일로 큰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관직만 팔았을 뿐 임기는 전혀 보장해 주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감찰관을 파견하여 잘못된 점을 발견하면 파직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십상시에게 돈을 주고 관직을 구매한 자들은 본전이라도 챙기자는 마음으로 백성을 수탈했습니다. 각지의 관리들이 백성을 수탈하자 곳곳에서 난이 일어납니다. 한나라를 위협에 빠뜨리는 황건적의 난이 발발하였고 난을 진압하려는 영웅들이 출몰하며 십상시도 제거됩니다. 그러나 그 폐해가 심각했고 결국 한나라는 조조, 유비, 손권이 지배하는 세력들로 분열되었습니다. 이른바 삼국시대가 열리면서 한나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후한말기 나라를 어지럽힌 10명의 환관 십상시

글은 몰랐지만, 눈치 하나로 명나라 권력을 쥐었던 위충현

위충현(魏忠賢)은 중국 명나라 말기 환관입니다. 그는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글을 깨치지 못하고 도박에 빠져 불량배처럼 살았습니다. 도박 빚을 갚지 못하자 자기 딸까지 팔았고 수세에 몰리자, 자신의 생식기를 잘라 환관이 됩니다. 글을 몰라도 눈치가 빨랐던 위충현은 차기 명나라 황제 천계제(天啓帝)의 생모와 유모에게 지극정성을 다합니다. 천계제가 황제가 되고 유모는 황제의 첩이 되면서 위충현의 위상도 달라집니다. 그는 비록 글을 몰랐으나 병필태감(秉筆太監)으로 고속 승진합니다. 병필태감은 신하들이 올린 각종 문서를 분류하여 황제에게 바치는 오늘날 비서실장과 같은 역할이었습니다.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쥔 위충현은 자신에게 불리한 상소문을 걸러내어 황제의 눈과 귀를 막았습니다. 위충현은 황제가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게 황제가 좋아하는 여자와 그리고 목수질에 빠지도록 하였습니다. 명나라는 위충현의 세상이 되었고 그는 황제 다음가는 권력을 가지고 관직을 팔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신하들만 중용하였습니다. 명나라는 위충현에게 아부하는 간신들이 들끓었고 앞날이 위태로웠습니다. 천계제를 이어 현명한 군주 숭정제(崇禎帝)가 황위에 올랐으나 썩을 대로 썩은 명나라는 회복하지 못했고 위충현도 숭정제의 눈 밖에 나며 관직에서 물러납니다. 숭정제는 이 기회를 노리고 위충현에게 체포령을 내렸습니다. 결국 위충현은 고향 땅으로 돌아가다가 나무에 목을 매 자살합니다. 명나라도 얼마 못 가 청나라의 침략으로 망국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명나라 말기 환관 위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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