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핵심 파악하기 : 한비자 선택과 결단의 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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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교보문고]

옛날, 진晉나라 헌공獻公이 우虞나라의 길을 빌려 괵虢나라를 치려고 하자 대부 순식荀息은 이렇게 진언했다. “우공虞公에게 수극垂棘의 벽옥과 굴屈 지방의 말 네 필을 보내며 길을 빌려 달라고 부탁하면 필시 길을 열어 줄 것입니다.” 이에 진나라 군주가 대답했다. “수극의 벽옥은 우리 선조가 내려 준 보물이고, 굴산 말 네 필은 내가 아끼는 준마다. 만일 우나라가 이들 공물만 받아 챙기고 길을 열어 주지 않게 된다면 어찌할 것인가?” 순식은 진언했다. “길을 빌려 줄 생각이 없다면 우리 쪽의 공물 같은 건 받아들이지 않겠지요. 만일 공물을 받고 길을 열어 준다면, 이는 마치 보물을 내부 창고에서 꺼내다가 밖에 있는 창고에 일시 보관하는 일과 같은 것이니 임금께서는 심려치 마십시오.” 그의 말에 임금은 그러리라 믿고, 순식을 시켜 수극의 벽옥과 굴 지방의 명마 4필을 우공에게 공물로 바치며 군사가 지나갈 길을 빌려 달라고 청하였다. 우공은 그 벽옥과 명마가 탐이 나 진나라의 요청을 허락하려고 했다. 그러자 우나라의 충신 궁지기宮之奇가 간언했다. “길을 내주어선 안 됩니다. 우리 우나라와 괵나라는 수레 양쪽에 받침대가 붙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받침대는 수레를 의지하고 수레 또한 받침대에 의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나라와 괵나라의 정세가 이와 같습니다. 만일 길을 빌려 주어 괵나라가 하루아침에 망하게 되면 우리 우나라도 곧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좋지 않습니다. 부디 허락하지 마시옵소서!” 하지만 우공은 궁지기의 말을 듣지 않고 진나라 군사가 길을 지나가도록 허락했고 순식은 괵을 토벌하여 승리를 거머쥐었다. 진나라는 3년 뒤에 다시 군사를 일으켜 우나라를 쳐 승리를 거두었다. 순식은 말 4필과 벽옥을 도로 가져다가 헌공에게 복명했다. 헌공은 기꺼워하며 말했다. “벽옥은 원상 그대로이고, 말은 더 헌칠하게 자랐다.”

출처 : <한비자>, 한비자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e8502935a195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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