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에서 오는 잡음
물건을 훔쳐서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판결을 기다리는 죄수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형벌 수위가 판사에 따라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 판사들을 불신하게 되고 결국엔 사법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의외로 어떤 외부적인 환경에 따라 판결 수위가 달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 축구팀의 승패나 날씨에 따라서 법원 판결이 오락가락한다는 것이다. 법은 만인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함에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마빈 프랑켈 판사의 저서 '기계에 의한 인간 퇴출'에서 판사도 인간이기에 잡음이 작용한다는 놀라운 사실들을 알려주고 있다. 올바른 판단에 따라 가장 공정해야 할 미국 법원에서도 잡음이 불거지고 있고, 그래서 판결에도 기계(로봇)의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망명 신청은 더운 날씨를 피해야
'온도와 결정들'이라는 책을 보면 4년에 걸친 20만 7,000건의 이민법원 판결을 검토한 결과 일교차가 판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분석 결과 더운 날씨에는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작다는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사는 국가에서 전쟁이나 내란이 발생, 다른 어느 국가로 망명 신청을 하고 싶다면 가능하면 무더운 날씨보다 시원한 날씨를 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이없지만 날씨에 따라 판사의 망명 신청자에 대한 판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피고의 생일이 재판일이면 신의 은총
'피고인의 생일날: 법의 관용'이란 논문을 보면 피고인의 생일도 판결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미국 연방 법원 판결 집계에 따르면 피고의 생일에 재판이 이뤄지면 형량이 무려 33%나 줄어들었다. 또 프랑스 법원의 판결 500만여 건을 조사한 결과 피고의 생일에 형량이 3% 이상 줄어든다는 상관관계를 찾아냈다. 반면 피고인들의 생일 앞날과 뒷날 재판이 이뤄졌을 땐 형량이 줄진 않았다. 따라서 자신의 생일에 재판이 잡힌 피고인들은 형이 얼마나 낮아질까에 대한 ‘행복한 예측’을 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지역 축구팀이 졌다고 형량이 늘어나다니?
미국 모 경제 저널에 '운이 없는 청소년들'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내용을 보면 지역 축구팀 성적과 판결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지역 축구팀이 주말 경기에서 패배하면 돌아오는 월요일엔 판사들이 가혹한 판결을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그 한주 내내 엄한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지역 축구팀이 졌다는 소식은 곧 판사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고 이런 기분은 형량 판결에도 영향을 끼쳤음을 엿보게 한다.
공정해야 할 판사가 날씨와 스포츠 경기 결과 때문에 판결에 영향을 받다니.
사실이라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 로봇까지 만들어지고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공정하지 못한 판결이 계속 이어진다면
로봇을 대체재로 내세워 법률시장 판도를 확 바꿀지도 모른다.
미래의 변화에 관심이 있다면 청랑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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