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부 왜 필요한가
필자는 어린 시절 단 한 번도 경제를 따로 떼어 내서 공부한 적이 없다. 그러나 장사를 하시는 부모님 일을 도우며 실물 경제의 흐름을 배웠다. 이런 과정이 성인이 되었을 때 경제 공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최근 읽은 책 로버트 기요사키의 ‘가난한 아빠 부자 아빠’에서 저자는 이렇게 설파했다. 그는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을 금기시하며 금융 지식을 멀리하는 사고와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살아가려면 돈도, 금융 지식도 꼭 필요한데 이를 애써 외면한다? 그래서 궁핍하게 살아야 한다? 정말 억울하지 않은가. 경제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곧 나은 삶과 연결된다. 경제 공부는 빨리할수록, 많이 알수록 유익하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는 무조건 배워야 할 분야이다.
심부름 속에 경제가 녹아있다
필자는 서두에 장사하는 부모님 밑에서 실물 경제를 배웠다고 밝혔다. 어린 나는 매주 시장에 가서 양배추 한 포기를 사 와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채소가게 주인이 양배추 가격(2,500원)이 올랐으니 500원이나 더 내라고 하지 않는가. 부모님은 늘 2,500원만 손에 쥐어 줬기 때문에 500원을 더 받아 와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두 번 오가기 싫어 주인아저씨에게 2,500원어치만 잘라 달라는 ‘당돌한’ 제안을 했다. 아저씨는 철부지의 깜짝 제안에 너털웃음을 지으시며 2,500원만 주고 그냥 가져가라고 했다. 나는 뭔가 뿌듯한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며 쾌재를 불렀다. 9살 꼬마는 채소 가격이 늘 일정하지 않고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그날 처음 알았다. 집에 돌아와서는 양배추 가격이 왜 500원이나 올랐느냐고 어머니께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빵으로 수요 공급의 원리를 쉽게 설명해 주셨다. 똑같은 빵 2개를 두 손님이 한 개씩 사 가려고 할 때, 빵 1개를 두 손님이 서로 사 가려고 할 때를 예를 들면서 네가 빵 가게 주인이라면 가격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어머니는 물었다. 빵 한 개를 두 손님이 서로 사려 할 때 빵 가게 주인이 유리하니 빵 가격을 올리겠다고 대답했고, 칭찬을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 나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라는 경제의 첫발을 디딘 셈이 되었다. 이처럼 사소한 심부름을 통해서도 자녀에게 경제를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다.
1. 심부름의 대가를 지급하자 : 임금의 이해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 작은 것에서부터 아이들에게 경제를 가르칠 수 있다. 아이들은 부모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모른다. 하지만 뭔가 가치 있는 노동행위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데는 심부름이나 집안일 등이 적격이다. 심부름에 응하고, 집 안 청소를 도와줬을 때 등 가치 있는 행위를 할 때마다 칭찬하고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다. 심부름은 곧 노동이라는 사실, 노동하면 재화(임금 또는 보수)를 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만드는 것이다.
2. 한 품목의 가격만 비교시키자 : 수요와 공급의 이해
마트에 자녀와 같이 간다면 하나의 품목에 가격표를 기억하게 해 보자. 이를 통해 자녀는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알게 된다. 자녀는 똑같은 제품의 가격이 왜 오르고 내릴까 궁금해하면서 질문을 할 것이다. 이때가 경제 공부를 시킬 좋은 기회다. 제품을 보여주며 공급과 수요의 원리를 설명하면 자녀는 쉽게 이해할 것이다. 빵 판매 설명을 통해 필자가 경제를 접하듯이 여러분의 자녀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3. 용돈은 통장으로 넣어주자 : 금리의 이해
어린 자녀들에게 금리를 설명하고 이해시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용돈으로 금리를 이해시킬 수 있다. 용돈을 손에 쥐여 주지 말고 통장에 넣어주자. 그리고 은행에 함께 다니면서 어릴 때부터 은행과 친근하게 만들어 주자. 자녀는 통장에 돈이 쌓이는 즐거움도 알고 “왜 이자가 붙지?”라며 이자에 대해 궁금해할 것이다.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에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은행은 고객의 돈을 대출 등으로 발생한 수익 일부를 이자로 지불한다고 설명하면 자녀는 쉽게 금리의 원리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4. 물건을 싸게 사서 이익을 늘리게 해보자 : 투자의 이해
처음에는 자녀에게 2만 원을 주면서 간장, 설탕, 우유를 구입해 오라는 심부름을 시켜보자. 중요한 것은 잔돈과 영수증을 꼭 챙겨 오게 해야 한다. 며칠이 지나서 자녀에게 2만 원을 주면서 똑같은 품목을 사 오도록 심부름을 시킨다. 이번에는 잔돈은 자녀의 몫이라고 해두고 영수증만 챙겨 오라고 말한다. 자녀는 분명 같은 품목 중에 가격이 싼 제품을 사려고 열심히 여러종류의 가격표를 보고 있을 것이다. 자녀가 심부름을 다녀오면 앞 전에 샀던 영수증과 비교를 해서 얼마를 아꼈는지 알게 해 줘라. 자녀가 싼 제품을 산 것은 절약이라 말해주자. 그러나 그런 행위를 해서 본인의 돈으로 만든 과정은 투자라고 말하자. 투자는 그렇게 본인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알아봐야 하는 것이라는 걸 자녀에게 가르쳐 줄 수 있다.
일반인들은 경제를 어려운 분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지혜로운 부모 밑에서 크는 자녀는 경제를 쉽게 받아들인다.
누구나 자기 자녀가 여유롭고 풍족한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부모부터 먼저 열심히 ‘경제 가르치기’ 공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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