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적 속엔 유머가 한 몫
뛰어난 리더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탁월한 유머 감각을 지닌듯하다. 그들의 위대한 업적 이면을 들여다보면 유머가 한몫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어떤 유머가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일까.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은 상대방을 일단 안심시킬 줄 안다. 그리곤 협상의 테이블에 앉으면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갈 줄 안다. 이런 유머 감각은 불안한 군중의 심리를 달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유머는 대중을 통솔하거나 협상할 때 강력한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다. 다음은 유머를 이용, 성공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들의 일화.
장례식장에서 갑자기 노래 부르는 대통령
2015년 6월 17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한 교회 내부는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이곳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었다. 백악관에서 날아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하다 말고 몇 초간 말을 멈췄다. 그리고 갑자기 노래하기 시작했다. 엄숙한 추모사를 예상했던 추모객들은 대통령이 갑자기 무반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라는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하자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교회 안에는 곧 노랫소리로 가득 찼다. 추모객들은 울고, 웃으며 함께 찬송가를 불렀다. 엄숙한 추모식에서 슬픔에 젖어 있던 참석자들은 대통령과 함께 찬송가 합창으로 ‘환희의 추모’를 한 것이다. 대통령의 이 같은 파격적인 행동은 참석자들의 공감을 끌어낸 명장면으로 소개되면서 세상을 달궜다. 제44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그는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흑인 대통령이다. 오바마는 뛰어난 공감 능력과 세련된 유머 감각으로 슬픔에 빠진 미국 국민에게 큰 위안을 안겨줄 줄 알았다.
미국을 세계 2차대전에 참전시킨 영국 총리
세계 2차대전 당시 미국은 중립국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었다. 상황이 다급해진 영국 총리 처칠은 루스벨트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 루스벨트가 처칠이 머무르는 호텔 방을 방문했을 때 알몸인 상태인 처칠은 허리에 수건만 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루스벨트가 호텔 방에 들어서는 순간 처칠의 허리에 두른 수건이 스르르 풀어지면서 흘러내려 버렸다. 난감한 표정의 루스벨트는 "미안하게 됐소."라며 겸연쩍어했다. 이 상황에서 처칠의 빛나는 유머 감각 실력이 발휘된다. 처칠은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오히려 두 팔을 벌리고 웃으며 루스벨트를 향해 이런 말을 툭 던졌다. "보시다시피 우리 대영제국은 미국과 미국 대통령에게 숨길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처칠의 이런 대담하고도 통쾌한 유머를 접한 루스벨트는 내심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처칠의 ‘유머 작전’은 루스벨트를 움직이는데 주효했다. 처칠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끝내 연합군 측에 서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은 미국이 참전함으로써 독일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수세(守勢)를 공세(攻勢)로 전환할 수 있었고, 결국엔 승리를 거머쥐었다.
뛰어난 리더들은 유머로 최악의 순간을 피해 가거나 극복할 줄 안다.
왜 이들은 유머를 국면 대전환용 ‘무기’로 쓸 수 있을까.
뛰어난 리더들은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 배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유머는 마구 내뱉는 독설이나 저주보다 훨씬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런 리더들은 두고두고 대중의 추앙 속에 살아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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