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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후로도 여러 번 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다 된 일에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오해를 사기도 하고, 꼼짝없이 끝났구나 싶은 일이 말 몇 마디로 해결되기도 했다. 아니, 말의 힘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에게도 말은 중요하다. 앞에서 봤듯이 브리태니커 사에 같이 다녔던 A는 늘 부정적인 말을 달고 살았기에 자신의 인생 역시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말았다. 왜 말은 이렇게 힘이 센가? 나는 말에는 생각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사람이 하는 생각이란 게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생각이란 건 ‘머릿속에서 스스로에게 말하는 일’이다. 머릿속에서나마 말을 하지 않고는 아예 생각이 불가능하다. 시험 삼아 자신의 전화번호를 한번 떠올려보라. 숫자를 머릿속에서 말하지 않고는 전화번호를 떠올릴 수가 없다. 입 밖에 내지 않을 뿐이지, 머릿속에서는 숫자를 또박또박 말하고 있다. 이처럼 생각조차 말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생각하는 말을 듣는 것 또한 자기 자신이다. 그러니 ‘생각이란 건, 자기가 자기에게 말하고 듣는 일’이다. 그래서 말이 힘을 가진다. 아무도 모르게 누구를 미워하는 일도, 막연한 감정을 가질 때와 머릿속에서라도 구체적으로 생각을 할 때엔 천지 차이가 난다. 일단 머릿속에서 생각을 하게 되면 그 생각이 문자로 내 마음속에 새겨져 내게 말을 건넨다. 따라서 나쁜 생각을 한다는 건 나쁜 말을 머릿속에서 소리 내 말하는 것이고, 그걸 다시 내가 듣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 A가 내게든 스스로에게든 계속 부정적인 얘기를 할 때마다 A의 머릿속에는 얼마나 많은 나쁜 이미지들을 새겨졌을 것인가. 그리고 매일같이 그런 나쁜 말을 들었던 A에겐 또 세상이 얼마나 나쁜 곳처럼 느껴졌을 것인가. 아마 A는 매일매일이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A가 설명하는 백과사전이 잘 팔릴 리가 없다. 그런 A에게 회사가 중요한 자리를 맡길 리 없다. A는 세상이 왜 이렇게 내게 험한 것인가 억울했을지 모르지만, 매일 나쁜 말로 자신을 세뇌하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나쁜 말은 사람을 망치고 인생을 망친다. |
출처 : <말의 힘>, 윤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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