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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랑 경제 식견/청랑 투자 식견

고물가 시대 주택 수요 증가 및 영끌 현상, 일본 사례 분석

by JadeWolveS 2025. 3. 16.

 

고물가 지속으로 주택 구입 수요로 이어져

한국은행은 고물가 경험이 가계의 주택 구입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내놨습니다. 주택은 화폐와 달리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가격이 상승할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학계에선 이를 '주택의 인플레이션 헤징(inflation hedging)'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연구에선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의 상승 경험이 주택 소유 확률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근원 체감 물가 상승률이 1% 포인트 오르면 30대 이하 젊은 층의 자가 주택 소유 확률이 7.4% 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남성 △기혼 △4인 이상 가족 △총자산이 적은 가구일수록 주택 수요가 늘었습니다. 총자산이 적어 고가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울수록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최근 30대 이하에서 소위 '영끌' 현상이 나타난 데는 과거의 인플레이션 경험, 즉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부동산 가치가 오른다는 큰 흐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앞으로 지속되는 고물가 시대에 주택 구입이 정말 인플레이션 헤징 역할을 할지 한국과 비슷한 인구구조와 경제 체제를 갖춘 일본을 통해 알아봅시다.

 


2000~2005년 : 장기 침체의 여파와 완만한 회복 시도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릴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계속 하락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디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져, 부동산 투자 심리가 크게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도쿄 및 수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인구와 경제활동이 집중되어 있어 하락세가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버블 절정기 대비 가격이 크게 낮은 상태였습니다. 지방은 버블 붕괴 후 지역 경제가 침체되고, 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유출이 본격화되면서 토지·주택 가격 하락이 장기간 이어졌습니다.


2005~2008년 : 도쿄를 중심으로 자본유입 증가

2000년대 중반부터 일본 리츠(J-REIT) 시장이 형성되면서, 엔화 약세 시기에 해외 자본이 일본의 주요 상업용 부동산(특히 도쿄 중심부)으로 유입되었습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도쿄 내 일부 고급·핵심 지역(도심 3구: 주오구, 미나토구, 지요다구 등)은 임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쿄는 재개발 사업(롯폰기 힐즈 등)과 해외 투자 수요 덕분에, 특히 상업용 부동산·고급 맨션(분양 아파트) 시세가 서서히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지방은 지속적인 인구 감소 및 산업 기반 약화로, 가격 반등 폭이 미미하거나 하락세가 지속된 지역이 많았습니다.


2010~2019 : 아베노믹스 효과로 수도권 집중 가속

2012년 말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출범 후, 대규모 금융완화(양적·질적 완화), 재정정책, 구조개혁 등 ‘3개의 화살’을 표방한 아베노믹스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일본은행(BOJ)이 제로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엔화 가치가 낮아져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부동산 매입이 한층 활발해졌습니다. 도쿄는 저금리·풍부한 유동성과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 기대감이 겹치면서, 고급 주택·재개발 지역(신주쿠, 시부야, 미나토, 주오 등) 중심으로 시세가 급격히 반등했습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호텔·오피스 개발도 활기를 띠었습니다. 지방은 일부 관광지(홋카이도 삿포로, 교토, 오사카, 후쿠오카 등)나 산업·대학이 밀집된 특정 거점 도시는 나름의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고, 경제적·인구적 유인이 부족한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은 여전히 부동산 수요가 부진했으며, 빈집 증가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2020~2025 : 코로나 시기와 그 이후

2020년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경제활동 위축으로 한때 부동산 시장도 불안정해졌으나,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 기조를 일본은행도 동참하면서  부동산 가격의 급락은 제한되었습니다. 특히 원화·위안화 대비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엔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일본 부동산을 매력적인 매수 대상으로 만들었습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전후로 해외 자본 유입이 재개되고, 관광·오피스·리테일 섹터 중 일부가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도쿄는 글로벌 금리 인상 흐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상대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오래 유지하며, 도쿄 핵심 지역 부동산은 상대적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코로나 이후 사무실 공실률 증가,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도심 오피스 시장에도 신형과 구형 오피스텔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반면 지방은 인구 감소에 고령화라는 이중 악재가 겹치며 부동산 하락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삿포로·센다이·도야마·히로시마·후쿠오카 등 지역 거점 도시는 비교적 버티거나 소폭 상승하였으나, 더 작은 시·정·촌(市町村)은 집값·토지값 하락세와 공가 빈집 문제가 장기화되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방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산업 유치, 인프라 개선, 관광 자원 개발 등 종합적 대책을 마련했지만, 지역별 격차는 쉽게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거시·미시 요인을 종합 고려해야

부동산은 금리, 임금 상승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인구 구조, 지역별 공급 부족 정도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일본처럼 장기간 디플레이션을 겪은 나라에서는 오히려 “집값은 떨어진다”라는 학습효과가 생겼고, 미국에서도 시기에 따라 부동산 시장 움직임이 상반된 예가 많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주택 수요를 올릴 수 있는 주요 배경에는, 결국 “주택은 오른다”라는 강한 신념과 저금리·높은 유동성 환경이 맞물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물가가 계속 오르면 금리 또한 올라, 결과적으로 주택 구입 부담이 커지고 오히려 주택 수요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물가 = 무조건 집값 상승이라는 단순 도식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금융정책, 대출 규제, 인구 구조, 경기 사이의 복합 작용을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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